나 혼자 논다? 나 혼자 방송한다! 인터넷 개인방송 ‘유스트림’

‘하두리(Haduri)’를 기억하는가? 피씨방의 담배 냄새를 뚫고 모니터에 달려 있는 웹 캠(이하 캠)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에는 Haduri의 로고가 밑에 박혀 있었다. 하두리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으며 미니홈피에는 하두리가 박힌 사진 하나 이상은 꼭 있어야 했다. 피씨방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캠을 찍는 친구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날 잡고 캠을 소유한 친구 집에 놀러 가면 쉬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볼에 바람을 넣고 손가락으로 볼을 찔렀다가 눈을 깜빡거리는 등 캠 전용 포즈 또한 굉장히 다양했다. 이렇게 넘치는 인기 속에서 캠과 하두리는 랜선 스타의 시초인 얼짱 1세대를 배출하기도 했다.

하두리는 이제 흐린 기억 속의 그 프로그램이 됐지만 캠은 아직까지 우리의 곁에 남아있다. 현재까지도 캠은 쉬지 않고 랜선 스타를 배출하고 있는데 개인방송의 유명 BJ(Broadcasting Jockey)들이 그 예다.

현재 개인방송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 거대 커뮤니티에는 개인방송의 먹방 동영상이 끊임없이 게시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유명 개인 방송인들의 방송을 자주 보는 애청자들은 몇십만에 육박하고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 TV’에서 BJ(broadcasting jacky)순위 1위인 BJ효근은 누적 시청자 수가 8월 21일 기준으로 1억 7천여 만명을 넘는다.

그렇다면 개인방송은 무엇일까? 개인방송은 말 그대로 개인이 방송하는 것을 뜻한다. <꽃보다 남자>의 윤지후가 “흰 천과 바람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말했던가. BJ들은 컴퓨터와 캠만 있으면 어떤 방송이든지 할 수 있다. 특별한 자격도 필요하지 않다. 실제로 운전을 하면서 승객들과의 대화를 방송해주는 택시기사를 비롯해 대학생이나 직장인,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자신이 방송하는 방을 개설했다.

개인방송을 할 수 있는 사이트 또한 다양하다. 제일 많이 알려진 아프리카 TV를 비롯해 ‘다음팟’, ‘유스트림’등이 있다.

우선 개인방송 사이트에서 제일 유명한 아프리카 TV는 국내 최초, 최대 인터넷방송 사이트다. 또한 별풍선등 아이템의 판매와 방송에 게시되는 광고가 주 수입이다.

다음팟도 개인방송이 존재하는데 아프리카 TV와 달리 별을 주는 등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스트림은 미국의 개인방송 사이트로 버락 오바마가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활용해 유명세를 탄 사이트다. 현재는 영어, 일본어, 한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가 서비스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1인방송보다는 불꽃축제 같은 행사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방송인이 있는 만큼 방송의 종류도 다양하다. 게임을 하며 같이 해설도 하는 게임방송은 물론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이 제일 대표적인 콘텐츠다. 또한 노래를 불러주는 노래방송, 먹기도 하지만 자신이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요리방송과 자신이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공부방송도 있다. 기자는 직접 아프리카TV와 유스트림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우선 유스트림에 들어갔다. 로그인은 필요하지 않았다. 어떤 방송을 볼까 고민하다 동물방송에 들어갔다. 동물방송 중에서도 고양이 방에 들어갔는데 고양이가 계속 잠을 자느라 움직이는 건 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24시간 방에 들어갔다. 24시간 방은 세계 명소를 24시간 내내 볼 수 있는 방이다. 서울 광장 24시간 라이브를 선택했는데, 세월호 참사 추모를 위해 광장위에 설치된 노란 리본들이 계속해서 바람에 펄럭거렸다. 서울 광장 말고도 L.A. 산타모니카, 영국 타워브릿지 등 다양한 나라도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아프리카TV에 들어갔다. 유스트림과 달리 로그인이 필요했다. 방송에 들어가니 먹방, 공부, 게임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었다. 기자는 공부 방송에 들어갔다. 방송은 다른 내용 없이 계속 공부하는 모습만을 보여줬다. 방에는 12명의 시청자가 있었고 채팅방은 활성화돼 있었지만 아무도 채팅을 하지 않았다.

다음 BJ 랭킹 1위 BJ효근의 생방송에 들어갔다. 축구게임을 하며 입으로 설명해주는 게임방송이었는데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우루과이 출신의 축구선수 수아레즈를 소개할 때는 경기에서 선수들의 물던 과거를 비꼬며 흡혈귀 라고 언급했다.

  대세는 아프리카
   아프리카TV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처음 아프리카TV의 이름을 들을 때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비슷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프리카 초원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사자와 호랑이가 뛰어노는 모습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아프리카TV는 실시간 방송은 물론 BJ가 개인방송을 하는 사이트다. 시청자가 그저 수용자의 입장인 일반 방송과 달리 아프리카TV에서는 BJ와 시청자가 방송 내내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는다.
   아프리카TV에 관심이 있다면 꼭 알아야 할 단어들이 있다. 만약 처음 방송을 듣게 된다면 BJ들이 알아듣지 못할 말로 방송을 시작할 것이다. “자 우리 추천 한 번씩만 해주자” 방송 도중에는 갑자기 “러브샤월님 별풍선 5개 고마워요!”, “괴도탬님 초콜릿 선물 감사합니다” 라며 감사를 표할지도 모른다. 혼자서 저게 무슨 말이지 당황하지 말고 여기서 외워가자.
   추천은 말 그대로 자신이 보고 있는 방송을 추천하는 것을 말한다. 왜 추천을 하느냐. 현재 아프리카TV에는 수많은 개인방송 방이 있다. 여기서 추천 수가 높을수록 방송 목록 상단에 위치하게 돼 시청자 유입이 더 많아질 수 있다.
   그 다음은 별. 아프리카TV의 꽃이자 논란의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 별은 캐쉬와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현질(현금으로 지르는 것)을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인데 별 하나에 100원이다. 별은 BJ의 주 수입원이 된다.
   별을 받기 위해 선정적으로 노출을 하는 BJ들도 존재하는데 그들에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아프리카TV에는 아예 성인 카테고리가 따로 있을 정도다.                                                        초콜릿은 아프리카 TV게임센터 내에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BJ에게 선물할 수도 있고 아이템과 교환할 수 있다.
   방송 중에는 채팅창이 끊임없이 내려가는데 위치마다 채팅창 글의 색깔도 다르다. 별을 주지 않고 방송과 채팅에만 참여하는 사람들은 일반인으로 하얀색 글씨로 써진다. 별을 하나 이상 준 사람들은 팬클럽에 가입돼 채팅을 할 때 글이 초록색으로 나타난다. 별이 아닌 스티커를 준다면 서포터로 가입된다. 또 별을 많이 쏜 상위 20명은 열혈팬으로 인정돼 글이 분홍색으로 나타난다. BJ 매니저의 채팅 색깔은 파랑색이다.
   BJ가 연예인도 아니고 무슨 매니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모르고 하는 소리다. BJ들도 바쁘다. 방송을 하는 동안 채팅창은 쉬지 않고 올라간다. 채팅창에도 관리가 필요한데 매니저에게 채팅창을 정리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그들이 갖는 권한은 강제로 퇴장시키는 강퇴권, 일반인들은 말을 할 수 없게 하는 방 얼리기, 한동안 말을 할 수 없게 하는 벙어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아프리카TV를 시청할 때 퀵뷰 아이템을 갖고 있는 것도 좋다. 퀵뷰 아이템으로 인원 초과된 방을 들어갈 수 있거나 광고가 없이 바로 방송시청이 가능하다.
   아프리카TV는 전성기
   아프리카TV는 확실히 전성기다. 아프리카tv는 매일 약 10만 개의 방을 열고 일평균 방문자는 300만명이라고 한다. 평균 방문자 중 170만명은 휴대폰 앱 방문자라고 한다.
   실제로 휴대폰에 많이 쓰이는 영상앱에서 ‘유튜브’와 핸드폰 제작사의‘DMB’, 그리고 ‘네이버미디어플레이어 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BJ의 수입만 봐도 알 수 있다. 유명 BJ 대도서관은 지난 12월에 한 인터뷰에서 한달 수입이 3천5백만원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수입은 유튜브에서 얻어지는 것인데 대도서관의 채널을 구독하는 사람들은 4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TV는 어떻게 대세가 됐을까?『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라는 책에서는 아프리카TV의 인기 이유에 대해 3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인터넷이 대용량 동영상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로 사람들이 개인미디어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젊
은 세대들의 과감한 자기표현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아프리카TV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afreeca’가 ‘Any free casting'(자유로운 방송)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 수 있었다.
   특히 아프리카 TV의 존재감은 아프리카TV에서만 볼 수 있을 때 명확이 드러난다. 이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실종자 가족들이 유일하게 아프리카 TV만 촬영을 허가했다. 세월호 집회도 아프리카 TV에서 생중계됐다.
   이렇게 공중파에서 볼 수 없는 상황들을 담아내며 대안 언론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EBS와의 협약을 통해 아프리카 TV에서 EBS도 볼 수 있게 됐다. 아프리카TV의 매력을 더해주는 스포츠 중계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아프리카TV가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TV에 게시된 광고들과 BJ들에게 주는 별들이 지나친 상업화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한 시청자가 여성 BJ에게 별 16만개 (1천6백만원)을 쏴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아직까지 별 16만개는 아프리카TV 연관검색어에 상위권을 차지한다.
   또 초등학생이 아프리카TV BJ를 할 경우 그들은 아무런 보호막 없이 욕설과 비방들의 채팅방에 접하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평소 아프리카TV를 즐겨본다는 이연정씨(청주교대 1년)는 “먹방을 즐겨 본다. 밤에 살찔까 봐 먹지 못하는 것들을 대신 먹어주니 대리 만족이 된다. 일반인인데도 불구하고 말을 너무 재밌게 하는 것도 챙겨보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별을 주는 문화에 대해서는 “별을 주는 행동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BJ들이 별을 받기 위해 더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건 별로다”고 답변했다. 또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즐겨볼 예정이다. 맛있는 먹방 많이 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구글에서 개인방송 이미지를 검색하면 여자BJ들이 자신의 몸매를 드러낸 채 파인 옷을 입고 캡쳐된 사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다행인 건 최근 개인방송이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BJ들도 자극만을 위한 방송이 아닌 더 좋은 컨텐츠를 시청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평소 보지 못했던 걸 보고 싶거나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개인방송을 찾아보자. 아프리카TV도 좋고 다음팟도 좋고 유스트림도 좋다. 신대륙에 처음 발을 내딛은 콜럼버스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느낄지도 모르니 말이다.